나는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그동안 있었던 몇몇 에피소드들을 기록함으로써 차분히 마음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아 쓰는 여름 끝자락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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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정말로 곧 결혼을 한다고 한다. 사실 예견된 일이긴 했는데 막상 실체로 다가오니까 숨이 턱 막히더라고. 결혼하는 상대도 진짜 너무 마음에 안 들고… 결혼하는 조건도 너무너무 최악이고. 왜 어린 나이에 뭐가 아쉬워서… 그런 선택을 하는걸까? 우린 같은 배에서 태어나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정말 모든 게 다른가보다. 솔직히 나는 어릴 때 수도 없이 싸우던 부모님으로부터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고 내가 지금까지도 고통스레 가지고 있는 우울한 정서도 그때로부터 기인했기에 결혼은 고사하고 남성과 정상적인 (정서적)관계 맺기도 너무나 버거운 일이 되었는데 우리가 정말로 똑같은 경험을 했다면 결코 선뜻 결혼이라는 선택지를 아무렇지 않게 택할 수가 없을텐데. 아님 그 남자가 존나 가스라이팅을 시켰거나. 씨발새끼 진짜 좆같은 새끼 내 눈에 띄기만 하면 진짜 반쯤 죽여놓고 싶다. 정말 이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걷잡을 수 없이 가라앉는다. 이번주는 정말 바쁘게 지낸 주였는데 저녁 늦게 갑자기 아빠가 연락이 와서 상견례 얘기를 하니까 분노가 치밀어올라서 고성을 지르며 통화를 했다. 그때의 비참하고 울고 싶은 마음은 정말이지… 나도 서울에서 만난 그 많은 사람들처럼 남부럽지 않은 경제적 정서적 배경을 가지고 자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쨌건 곧 상견례를 하러 대구에 내려가야 하는데 곱게 말이 안나올것같다 아무래도. 그냥 요즘 가족과 관련한 그런 생각을 하면 너무너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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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일 얘기를 길게 쓰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최근 새로운 한국인 리더가 들어왔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긴 한데 이 사람이 아무리 잘 이야기를 해도 외국에 있는 사람들은 납득하기 힘든 일들을 시키면서 우릴 더 힘들게 할 것 같다. 우리 회사도 진짜 답없는듯 (이 얘기는 진짜 literally 답없는 이야기라서 이쯤하고) 그래도 리더가 같은 사무실에 있다보니 회사 다니는 느낌이 난다. 뭐 좋은 걸수도 싫은 걸수도 있는데 이전엔 좀 자유롭게 회사 다녔다면 이젠 좀 각잡고 다녀야 할 것 같달까… 지난주도 일주일 풀 출근을 했는데 암튼 좀 피곤하고 소모가 좀 크다. 이제 비로소 K-직장인이 된 느낌? 그래도 좋으신 분이고 적어도 말은 통하는 분이라 어떻게든 상황이 좀 진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근데 요즘 노는 게 너무 재밌어서 회사에서도 맨날 놀 궁리하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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