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걔랑 끝을 냈다. 어쨌거나 한결 홀가분해졌고, 내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이란 걸 약 80% 정도는 확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어쩌면 나의 치부와도 같은 일이라 잊어버리고 숨기고 없던 일로 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나의 이성이 냉철하게 어서 다른 맘을 먹지 않도록 글을 쓰라고 하기에 이곳에서 몇가지 다짐을 해본다.
1. 날 좋아하는 상대의 계륵한 마음씨에 속아 팔려가지 말자.
나는 정말 매력 있고, 예쁘고,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기에 종종 나에게 반했다며 누군가 다가오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떠한 시그널도 아니고, 그냥 usual하고 casual한 일상 중 하나일 뿐이다. 무려 날 좋아해 주다니! 어쩜 이렇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감격한 나머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덥석 미끼를 물면 안된다. 이때까지 그런 실수를 무려 두번이나 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 속에서 강렬한 열망처럼 피어나는 것이지, 상대로부터 학습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스스로 강렬한 이끌림에 휩싸일 때 다시 한번 생각 정립을 해보는 걸로 하고, 어쨌건 그 판단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하지 건방지게 다른 사람이 그 영역을 침범하게 해선 안된다. 이건 나를 위해서도, 상대를 위해서도, 더 이상의 비극은 없도록.
2. 동정은 제발 쓰레기통에,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굴러간다
내가 없으면, 걔는 내가 전부랬는데… 괜찮은 걸까? 응 좆도 상관 없어, 세상은 잘 굴러가 ㅋㅋ 동정에서 비롯된 그릇된 생각과 판단들이 너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 너는 아기 낳은 적도 없고 책임져야 될 부양자도 없고 스스로를 잘 지켜내면 되는 그뿐인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솔직히 너랑은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상관이 없고 책임은 성인이 집니다. 그리고 네가 책임을 지니 어쩌니 해도 솔직히 뭐를 할 수 있겠냐고. 서로에게 악영향만 줄 뿐이다. 제발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라.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딴 마음가짐으로는 어림도 없다. 네 코가 석자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든 뭘 하든 관심 끄고 네 할 일이나 잘해라. 쓸데없는 데 오지랖 피우지 마라. 그런 나약한 정신머리로는 이도 저도 안된다. 정신차려!
3. 내가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드넓은 우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사람처럼 날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까? 응 있어, 그리고 사실은 진심도 아니었다는 게 다 밝혀진 마당에 그런 말은 애초에 앞뒤가 안 맞는다. 나의 앞에는 무궁한 가능성과 밝은 미래가 있고 오롯이 내가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여중 여고 나와서 스무살부터 남자랑 대화해본 주제에 그런 사람 또 만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지금 인생에나 충실하자. 나이도 어린게 아는척은 뒤지게 한다.
4. 조급해하지 말고, 찐따 말고 심신이 건강한 사람을 만나자
찐따랑 만나면 어떻게 끝이 나는지 엔딩 잘 봤지? 그 대가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손해를 봤는데 또 같은 짓을 반복한다? 그냥 너 자신에게 무책임한 사람이 될 뿐이다.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친구가 필요한 거지, 남자친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연애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책임져야 할 일들도 산더미이고 감수해야 할 위험도 매우 높다. 그러니 연애하는 것이 사실은 똑똑한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계속해서 그릇된 행복과 자극을 찾지 말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스스로에게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야 할 때이다. 솔직히 당분간 남자친구는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 나 좋다고 칠렐레 팔렐레 마음 주고 몸 주고 하지 말자 제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자. 남자친구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내 인생에 어떤 남자가 들어와 엮이려고 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가치판단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사람은 사회성이 어느 정도로 발달된 사람인지, 혹시 어딘가에 하자가 있지는 않은지, 소통에 오류가 있지는 않은지 신중하게 체크해보아야 한다. 찐따랑 엮이면 인생이 너무나 피곤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면 제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5. 잘 헤어졌다!
그런 애랑 어찌저찌 붙들고 있어봤자 미래가 깜깜하다. 어쨌건 상호 확인이 끝났다, 나도 한계를 느꼈고 걔도 몸소 보여줬다. 눈물의 똥꼬쑈도 소용없다. 네가 그동안 느꼈던 감정들과 팩트를 종합하자면 단 1g의 후회도 할 이유가 없다. 그토록 작은 그릇을 가지고 있는 애랑은 아무리 잘해보려고 해도 끝은 똑같다. 솔직히 말해서 좋은 타이밍에 잘 탈출했다. 내가 더 고생할 게 불 보듯 뻔했다. 물론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약간의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익숙한 것이 좋은 것 옳은 것은 절대 아니고 사실은 끊어야 할 담배 같은 거였다. 그래도 의젓하게 잘 마무리한 내 자신이 뿌듯하다. 앞으로는 남자친구를 사귈 때 나 좋다고 홀랑 넘어가지 말고 제발 스스로 아주 신중하게 고민해보자. 나에게 정말로 남자가 필요한 건지, 그냥 좋다고 하니 그 계륵함에 감동해서 나를 내어주지 말자. 스무 살 4월 이후로 처음으로 남자 없이 사는 인생이다. 솔직히 존나 기대되고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더 높이 성장할 일만 남았다. 스스로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분간은 남자 사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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